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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ㆍ오락

제주 바당에 흐르는 말, 오애순의 시 - 폭싹 속았수다 시집

by Ken Min 2025. 4. 24.
제주 바당에 흐르는 말, 오애순의 시는 그렇게 나를 울렸다 (폭싹 속았수다 시집)

 

 

🍋 그냥 시가 아니라, 삶이었다


오애순의 시를 처음 들었을 땐…

 

'어, 이게 진짜 시야?' 싶었지만, 듣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이건 누군가의 삶이고, 어떤 세월이고, 한숨과 웃음이 섞인 언어였다.

그렇게 난 티비를 보다가, 눈물을 훔쳤다.

 


그건 '드라마'가 아니라 '시' 때문이었다.

 

애순
오애순

 

 

 

정확히 말하면, 오애순이라는 사람의 감성이 들려준 말들 때문이다.

 

‘폭싹 속았수다’ 속에 나오는 이 시들,
진짜로 시집이 나온다면 서점에서 꼭 안고 나올 것 같다.

 


그리고 하루 끝마다 꺼내어 읽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 하나하나 모아봤다.

 

 

목차
애순 시들

 

 

시집 출간
폭싹 속았수다

 

 

 

🍉 첫사랑은 왜 늘 봄냄새가 날까

 
첫 사랑
 
있으면 귀찮고.
없으면 궁금하고.
내가 뭐라면 괜찮고,
남이 뭐라면 화나고.
눈 뜨면 안 보는 척,
눈 감으면 아삼삼.
 
만날 보는 바당 같아 몰랐다가도,
안 보이면 천지에 나 혼자 같은 것.
 
입안에 몰래 둔 알사탕처럼,
천지에 단물이 들어가는 것.
 
그게 그건가
그게 그건가.
 
그래서 내 맘이
만날 봄인가.
 
 
 

첫사랑이 뭐 대단한가 싶다가도,
문득 어이없이 보고 싶어지는 그 감정.

 

 

알사탕 하나로 온 천지가 달콤해지는 것 같은 그런 마음.

 

 

 

🍇 제주는 바람이고, 바당이고, 엄마였다

 
제주
 
천 만번 파도,
천 만번 바람에도
남아있는 돌 하나.
내 가심 바당에
삭지 않는 돌 하나.
 
엄마.

 

 

짧은 시 한 편이
제주의 파도와 바람, 그리고 ‘엄마’라는 이름으로 가슴을 쿡 찌른다.

 

삭지 않는 마음.
제주라는 땅의 말은 그렇게 마음속에 박힌다.

 

 

 

🍒 백환으로 하루를 사는 어망의 노래

 
개점복
 
허구헌날 점복 점복.
태풍와도 점복 점복.
딸보다도 점복 점복.
 
꼬루룩 들어가면 빨리나 나오지.
어째 까무룩 소식이 없소.
점복 못봐 안 나오나,
숨이 딸려 못 나오나.
 
똘내미 속 다 타두룩
내 어망 속 태우는
고 놈의 개점복.
 
점복 팔아 버는 백환.
내가 주고 어망 하루를 사고 싶네.
허리아픈 울어망,
콜록대는 울어망.
 
백환에 하루씩만
어망 쉬게 하고 싶네.
 
 

웃기고, 아프다.

 

백환짜리 물고기 하나에 울고 웃는 어망의 인생.

 

 

애순시
개점복

 

 

삶이란 참… 이래도 되는 걸까?
근데 되는 거다. 제주에선 그랬다.

 

 

 

🍓 너울너울 떠나는 당신에게 쓰는 마지막 인사

 
두고 가는 마음에게
 
어려서는 손 붙들고 있어야 따신 줄을 알았는데
이제는 곁에 없어도 당신 계실 줄을 압니다.
 
이제는 내게도 아랫목이 있어,
당신 생각만으로도 온 마음이 데워지는 걸.
낮에도 달 떠 있는 것 아는 듯이 살겠습니다.
 
그러니 가려거든 너울너울 가세요.
오십 년 만에 훌훌, 나를 내려 두시고.
 
아까운 당신.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꼬운 당신. 폭싹 속았수다.
 
 
 

이 시를 읽는 순간,
누군가의 따뜻한 손을 놓아야 했던 날이 떠올랐다.


그게 가족이든, 사랑이든, 인생이든.
그래서 더 조용히 울게 된다.

 


폭싹 속았수다…라는 말 안에 모든 게 다 담겨 있었다.

 

출간
첫 시집

 

 

🌻 그리고, 감동을 오래 남기는 방법

 

오애순 시인의 시는 특별하다.


시의 형식이 정제되어 있지 않아도,
문장 하나하나가 살아있다.


글이 아니라 말이고, 문학이 아니라 인생이다.

 

 

당신이 만약 제주 방언이 낯설더라도
이 시는, 마음을 흔든다.

 

왜냐하면, 그건 바로 '사람의 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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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말이 이렇게 시가 될 줄은 몰랐죠?


근데 읽고 나면 다들 이렇게 말하게 될걸요.

 

 

폭싹, 속았수다…